3기 곽병국 | 정책 및 서비스 디자이너
Interview
Q. 자기소개를 부탁드리겠습니다.
A. 어릴 적부터 상대에게 상처를 줄 수 있는 날카로운 표현들에 예민했었고 혐오가 담긴 문화에 대한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었어요. 제가 생각했을 때 혐오의 표현이 가장 모여있는 곳이 포털 및 언론사를 비롯한 뉴스의 댓글 창이더라고요. 그런데 그 댓글 창이 그렇게 혐오로 가득차게 된 원인을 살펴보니 언론의 편향적이거나 왜곡된 뉴스들 때문이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그래서 대학교 졸업 프로젝트로 언론의 편향을 약화시킬 수 있는 뉴스 플랫폼 서비스를 제안하는 전시를 했었어요. 석사 과정에서는 지속 가능성이라는 주제에 좀 더 천착하게 됐어요. 저희 지도 교수님이 기후위기라는 주제에 많은 관심이 있으셨기 때문에 저는 기후위기에 관련된 담론들이 어떻게 하면 사회 안에서 잘 소통될 수 있는가를 연구하게 되었어요. 좀 더 구체적으로 이야기하자면 기후위기에 대한 공론의 장을 제안하고 문제 해결을 위한 상상 및 담론 조성을 했어요. 그리고 관련된 이해관계자와 대안 마련까지 함께 디자인하는 유형과 무형의 과정을 모두 연구했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Q. ‘반전’에 지원하게 된 계기에 대해서 말씀해주세요.
A. 일단 정치에 대해서 좀 알고 싶었어요. 정치라는게 사실 공동체의 한 구성원으로서 잘 알아야 될 주제이기도 하지만, 저는 정치가 정책에 많은 영향을 끼친다는 것을 경험하면서 정치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어요. 한동안 관리 및 디자인한 정책이 정치의 변화에 따라 진행이 무산되는 것을 본 적도 있고 그 방향성이 바뀌는 경우도 목격했습니다. 그래서 정책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정치를 알아야되겠다는 생각이 깊어졌고, 마침 반전은 1기부터 사실 알고 있었는데요. 정치의 영향을 직접 목격한 순간, 반전에 신청하고 싶은 마음이 커지게 되었고 3기에는 과감하게 지원을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Q. ‘반전’에서 제일 좋았던 순간에 대해서 말씀해주세요.
A. 저는 3분 스피치가 제일 좋았어요. 우선 제가 이렇게 많은 정치 고관여자들의 목소리를 밀도있게 만났던 경험이 없었어요. 그래서 그것 자체가 우선 신선했고요. 그리고 제가 이전에 정치에 대해서 가지고 있던 제 나름대로의 편견이 좀 있었는데요. 그건 정치 고관여자들은 무엇보다 이해관계에만 집중해 움직일 것이라는 점이었어요. 그런데 실제로 동기들의 스피치를 들으면서 제 생각보다 훨씬 가치적인 것에 중심을 두고 있는 사람들이라는 것을 알았어요. 이해관계는 가치를 지키기 위해 불가피한 부분이라는 것도 깨달았죠. 그 과정에서 제가 생각하는 정치와 정치인에 대한 정의에 대해 다시 한번 고민을 해보게 되었어요. 동시에 동기들이 자신의 언어로 자신만의 철학을 밝히는 것을 바라보면서 저 역시 언어로 나를 표현한다는 것에 대한 중요성과 그 필요성을 이해하게 되었어요.
Q. ‘반전’에서 가장 아쉬웠던 부분이 무엇인가요?
A. 반전에 대한 아쉬움보다는 정치 전반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인데요. 역설적일 수 있지만, 현재 정치가 너무 정치적 문법에 초점이 많이 맞춰진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한 적이 있어요. 문제가 다양한 만큼 이해관계 마다 각자만의 문법으로 소통을 하고 있는데 그것을 아울러야하는 정치 영역이 지금보다 조금 더 오픈된 마인드로 소통을 할 수 있으면 어떨까 하는 의견이에요. 정치의 문법으로만 해석을 하면 아무래도 유연성은 떨어질 수 밖에 없는데 지금은 워낙 사회적 문화적 변화가 빠르게 일어나고 있기 때문에 그 효용성에서 문제가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Q. 미래의 ‘반전’에게 제안하고 싶은 것이 있으실까요?
A. 이전의 답변과 연결해서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은데요. ‘반전’은 다른 정치학교와는 다르게 초당적인 분위기가 분명히 있었고 저는 그 분위기가 다양성을 담보하는 문화와 연결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의 ‘반전’ 역시 이 장점을 계속 유지하고 더 확대할 수 있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다양성이라는 가치가 사실 말은 쉽게 할 수 있지만 그것을 현실화시키는데는 많은 어려움이 존재하는 것이 사실이잖아요. ‘반전’이 그 자체로 그 어려움을 극복하는 플랫폼 혹은 커뮤니티가 될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Q. 마지막으로 본인의 미래에 대한 계획을 말씀해주세요.
A. 저는 지속가능한 공동체는 갈등이 없는 공동체가 아니라 갈등을 공유하면서 그 해결을 통해 앞으로 나아가는 공동체라고 생각을 하거든요. 그래서 그런 갈등이 공존하고 또 그 문제 해결도 함께 고민해볼 수 있는 그런 공론의 장을 디자인하는 것이 꿈입니다. 어떤 일을 하게 될지는 아직 잘 모르겠지만 그 목적은 분명하게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