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기 이병주 | 변호사
Interview
Q. 자기 소개를 부탁드리겠습니다.
A. 저는 중학교 때부터 법과 관련된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어요. 처음엔 검사가 되고 싶었어요. 그때는 지금과 다르게 검사라는 직업이 매우 멋있게 미디어에 등장할 때였거든요.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그때의 제가 검사를 꿈꿨던 이유는 인정욕구에 대한 큰 갈망이 있었기 때문인 것 같아요. 우리 사회에서 명예나 지위를 통해 인정을 받고 싶다는 욕구가 충만했었고 그래서 검사가 되고 싶었던 것 같아요. 그러다 제가 그 전보다 좀 더 가치적인 삶을 살아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된 적이 있어요. 당시, 세월호 참사로 유가족들이 큰 고통 속에서 억울함을 호소하는 모습을 보면서, 제가 가지고 있던 종교적인 신념이 공적인 영역으로 확장되는 경험을 하면서, 앞으로의 인생은 나 자신만을 위한 삶이 아니라 억울함이 없는 세상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그 다음부터 ‘공감, 정의, 평화’라는 키워드 안에 제 사회적 역할을 규정하고 싶었고 그 역할을 하는 데는 검사보단 변호사가 더 좋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로스쿨에 진학했고 현재는 ‘공감, 정의, 평화’와 연결된 다양한 사회 활동을 하고 있으며 본업은 5년차 변호사입니다.
Q. 반전에 참여하게 된 계기에 대해서 설명해주신다면?
A. 반전의 존재는 1기 모집 때부터 알고 있었어요. 그런데 그때는 반전 프로그램이 임박한 총선에 출마하고자 하는 지원자들에게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저랑은 관계가 없다고 생각을 했었어요. 그래서 마음은 조금 있었지만 신청하지는 않았었어요. 그리고 1년이 지난 후 새로운 2기 모집 공고를 보고 또 참여를 고민하고 있었어요. 이번에는 1기보다 조금 참여 조건이 완화되어 있어 참여할 수 있을 것 같았지만, 당시 제가 변호사 된지 얼마 안된 상황이었기 때문에 반전의 주말 일정을 다 소화할 수 있을지 자신이 생기지 않았어요. 그런데 우연히도 반전에 자문위원으로 참여하고 계셨던 ‘섀도우캐비닛’의 김경미 대표님께서 ‘좋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는 얼마든지 욕심내도 좋다’고 신청해볼 것을 권유해주셨고 저도 운명이라고 생각하고 신청을 하게 되었습니다.
Q. 꽤 오랫동안 고민하시다 참여를 결정하신 것인데 ‘반전’의 첫 느낌은 어떠셨나요?
A. 우선 기본적으로 ‘반전’이라는 프로그램 자체가 수강생들에게 최대한의 지원을 아끼지 않는 수강생 친화적인 프로그램이라는 느낌을 받았어요. 그리고 저는 사실 내향적인 성격이라서 적극적인 수강생들 사이에서 처음에 어떻게 소통을 해야 할까 고민을 많이 했었던 것 같아요. 다행히 잘 배려를 해주셔서 소통이 어렵지는 않았지만, 제가 당시 신혼이이서 수업이 끝나면 뒷풀이를 가기가 힘들었거든요. 뒷풀이까지 참여해서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지 못한 것이 개인적으로는 그게 제일 아쉬웠어요.
Q. 반전에서 가장 좋았던 수업 하나만 말씀해주세요.
A. 저는 해커톤이 제일 좋았던 것 같아요. 해커톤을 시작하기 전에 자신이 취약성에 대한 인정을 함께 나누는 시간을 가졌는데 그게 저에게는 꽤 울림이 있었어요. 해커톤에서는 그동안 자신의 인생에서 겪었던 역경과 고통에 대해서 이야기를 함께 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어요. 용기를 내어 제 취약성을 직면할 수 있었고, 다른 수강생들을 좀 더 깊이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해커톤 마지막에 이진순 단장님이 리더가 무엇인지 말씀해주셨던 것도 제게는 소중한 기억으로 남아있어요. 이진순 단장님은 크리스마스트리 이야기를 해주셨는데요. 제 기억이 정확한지는 모르겠는데, ‘모든 사람들은 만만치 않은 현실 속에서 때로는 이기적으로 살기도 하고, 때로는 현실의 무게 속에 허덕이며 살기도 하지만, 크리스마스트리에 달린 전구의 불이 켜지는 것처럼 자신을 넘어서 이웃들과 세상을 위해 행동하며 빛나기도 한다. 그렇게 모든 사람들이 빛날 수 있게 해주는 사람이 바로 리더이다’라고 말씀해주셨던 것 같아요. 그 말씀이 제가 지금까지 소중하고 간직하고 있는 가르침이에요.
Q. 반전이 지금보다 더 나아졌으면 하는 부분에 대해서 한 말씀 해주신다면?
A. 저 같은 경우는 정치 영역을 경험해본 적이 없었던 사람이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실 정치 영역의 참여에 대한 관심이 있어서 ‘반전’ 프로그램에 신청을 하게 된 것이거든요. 가치적인 것이나 거시적인 관점이 담긴 교육 프로그램은 그 자체로 좋고 당연히 의미가 있지만, 저는 지금보다 조금 더 정치 참여와 직접적으로 연관되는 수업들이 늘어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Q. 5년 후 본인의 미래에 대한 구상에 대해서 말씀해주다면?
A. 반전에서 저에게 주었던 큰 질문. ‘왜 정치를 하고자 하는가? 그리고 왜 “나”이어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을 계속 해볼 것 같고요. 만약에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제가 스스로 내릴 수 있다면, 저는 선출직이 되는 것에 도전을 해볼 것 같습니다. 제가 변호사가 된 것은 억울함이 없는 세상을 만들고 싶었기 때문이었어요. 그런데 제가 ‘반전’의 과정을 거치면서 알아가게 된 것은, 정치가 억울함에 처한 이들의 억울함을 풀어줄 수 있는 가장 힘쎈 도구이고. 더 나아가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우리가 함께 마음을 모으고 함께 더 정의로운 방법을 찾으며, 그 과정에서 진정한 평화를 이루는 가장 좋은 도구라는 것이었어요. 또 정치인은 정치에 집중할 수 있는 매력적인 직업이라는 것이었어요. 저는 제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세가지 키워드 공감, 정의, 평화라는 가치를 구현해내는 좋은 정치인이 되어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