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기 임현수 | 인간:지능연구소 H:AI 대표
Interview
Q. 자기 소개를 부탁드리겠습니다.
A. 10년 차 변호사입니다. 국내 대기업과 외국계 기업 법무팀에서 일을 해왔습니다. 저는 공대를 나왔는데요. 제가 05학번인데 당시 황우석 사태와 광우병 사태가 있었거든요. 두 사건을 보면서 과학 기술 정책이라는 분야에 관심이 생겼어요. 이후 로스쿨에 진학을 한 것도 정책 전문가로서의 역량을 키우고 싶어서 였습니다. 물론 회사일이라는게 딱 분야가 정해져서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제 관심을 놓지 않아왔고 지금도 그 분야를 열심히 공부하고 있습니다.
Q. 황우석 사태와 광우병 사태가 사실 그 당시에 엄청난 화제였잖아요. 대학생 때이셨을 것 같은데 그때 그 사건을 어떻게 바라보셨는지 궁금합니다.
A. 황우석 사태는 사실 처음부터 저는 비정상적으로 느껴졌던 부분이 많았어요. 어떻게 보면 일종의 광풍이라고 표현할수도 있을 것 같아요. 과학기술정책이 국민의 여론에 좌지우지되고, 과학적/윤리적/경제적 측면에서 더 신중히 검토하고 접근하자는 요구조차도 받아들여지지 않고 일종의 매국노 프레임으로 규정되는 것을 보고 충격을 받았던 것 같아요. 특히 정치권이 중심을 못 잡고 사안 별로 허둥지둥되는 모습을 많이 보였는데 저는 과학 정책을 잘 다룰 수 있는 정치 영역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갖게 되었어요. 광우병 사태는 황우석 사태와 조금 다르게 흘러갔지만 공적 영역에서의 과학 기술 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을 잘 보여준 사례라고 생각이 됩니다.
Q. ‘반전’에 오시게 된 계기도 궁금해요.
A. 저는 1기 수료생인 배강훈 디렉터에게 처음 ‘반전’을 소개받았어요. 사실 회사 생활에 대해서 불만이 있지는 않았어요. 그런데 회사 생활이 익숙해지다보니깐 예전에 제가 하고 싶었던 일들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을 하게 되더라고요. 물론 제가 다닌 회사는 과학 기술과 관련된 회사였지만 조금 더 넓은 시야에서 과학기술정책을 고민할 수 있는 기회를 갖고 싶었어요. 그래서 ‘반전’을 보고 한번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Q. 과학 기술 영역에서 커리어를 쌓다가가 정치인이 된 분들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를 하시나요? 몇 분의 얼굴이 떠오릅니다.
A. 과학 기술 분야에서 활동하시는 분들은 정치인으로 직업을 바뀌시는 경우보다는 장관 직에 임명되거나 아니면 비례대표로 추천이 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그래서 정책 분야에서만 활동하시고 다시 학교로 돌아가시거나 다른 일을 하시는 경우가 많이 있는 것 같아요. 그런데 정치를 업으로 하시는 분들을 보면 다른 분야에서 오신 분들보다는 다양한 시각을 함께 다루는 커뮤니케이션 활동을 조금 어려워하시는 같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앞으로 과학 기술 분야를 대표할 수 있는 정치인이 등장한다면 다른 분야 혹은 시민과의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Q. ‘반전’에 대한 질문을 드릴께요. 우선 6개월의 경험에 대해서 총평을 해주신다면?
A. 사실 반전에서 제안한 커리큘럼 자체가 정치 경험이 전무한 저에게는 새로운 내용들이 많았기 때문에 매주 수업을 들을 때마다 굉장한 자극이 되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즐겁게 항상 수업을 들었던 것 같아요. 그 중에서도 저는 김양희 교수님의 경제 안보 관련된 수업이 정말 인상적이었어요. 단순히 경제학에 대한 내용만을 말씀해주시는 것이 아니라 관세나 세계 무역 그리고 국제 안보까지 함께 통합적으로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를 주셔서 지금도 인상적인 기억으로 남아있어요. 그리고 현장 활동도 저는 되게 좋았어요. 당시 제가 주거 안정이 불안하신 분들을 직접 찾아가서 주거환경을 개선하는 봉사활동을 했거든요. 통계 속 숫자가 아니라 실제로 그 분들의 환경을 경험하니깐 또다른 느낌이 들더라고요. 저에게 반전은 그 자체로 많은 교육이 되었던 프로그램이었습니다.
Q. ‘반전’의 장점에 대해서 말씀을 해주셨는데 단점은 없었어요? 앞으로의 반전의 미래에 개선점에 대한 질문이기도 합니다.
A. 실제 정치인이 되기까지의 현실적인 가이드라인 혹은 과정을 알 수 있는 커리큘럼이 좀 더 늘어났으면 좋겠어요. 물론 그런 실질적인 내용을 프로그램으로 만들 수 있는지까지는 정확하게 잘 모르겠지만 정치 경험이 전혀 없는 저의 입장에서는 그 부분에 대한 목마름이 있었던 것 같아요. 뻔한 말 같지만 저는 반전이 미래 정치 리더들을 위한 실질적인 커뮤니티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많은 커뮤니티들이 있지만 지속하는 경우는 많지 않은 것 같거든요. 앞으로도 계속 지금과 같은 활동을 이어가면서 지속 가능한 정치 커뮤니티로 발돋움하기를 바랍니다.
Q. 마지막으로 본인이 꿈꾸고 있는 장래에 대해서 여쭤보고 싶습니다.
A. 저는 ‘반전‘에서 만난 동료들과 함께 작년 12월, AI시대에 인간의 자리를 고민한다는 취지 아래 인간:지능 연구소(H:AI)를 설립하고 대표직을 맡게 되었습니다. H:AI를 통해 쓰나미처럼 몰아치는 기술혁명 속에서 인간성을 지켜내는 활동을 하고자 합니다. 마찬가지로 ’반전‘을 통해 합류하게 된 정치싱크탱크 ‘VAILD’를 통해서는 우리 정치의 세계관 교체를 한 번 시도해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