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기 김재상 | 더불어민주당 비서관
Interview
Q. 정치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와 그것을 직업을 선택하게 된 동기에 대해서 여쭤보고 싶습니다.
A. 이전에 김나율 님의 인터뷰를 보니깐 어렸을때 꿈이 대통령이 사람을 전혀 이해할 수 없었다는 내용이 나오던데 사실 저는 그런 꿈을 가진 친구 중에 한명이었어요. 진짜 어린 나이 아마 초등학교도 들어가기 전이었을꺼에요. TV에서 김대중 대통령이 노벨평화상을 받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나도 나중에 저런 역할을 한번 해보고 싶다라는 꿈을 키웠었어요. 보통은 나이가 들면 꿈이 현실화되기 마련인데 저는 그때 생각했던 그 꿈에 대한 느낌이 나이가 들어도 계속 이어졌던 것 같아요. 제가 생각하는 직업은 먹고 사는 것에 초점을 맞춘다기 보다는 무슨 일을 하는가에 조금 더 집중이 되어 있었던 것 같고 그리고 평소에도 대의를 많이 생각했던 것 같아요. 우리 사회에서 사실 자신의 영역을 자신의 방법대로 구축하는 스페셜리스트의 역할도 분명히 필요하지만 그들이 마음 편히 그런 일을 할 수 있게 하는 그런 사회적인 시스템을 만들 수 있는 제너럴리스트의 역할도 그것 이상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런 의미에서 저는 어렸을때부터 지금까지 정치에 대한 관심을 한번도 놓치지 않고 계속 간직하고 살았던 같아요.
Q. 2017년 ‘촛불 혁명’이나 2025년 ‘빛의 혁명’을 가까이에서 경험하셨는데 그 과정에서 느꼈던 점을 여쭤보고 싶습니다.
A. 이전 질문에 제가 꿈이 대통령이 되는 것이었다고 말씀을 드렸는데 현실에서 정치를 시작하고 난 다음에는 사실 먼저 느껴던 것은 무력감에 가까운 감정이었어요. 많은 것을 바꾸고 싶은데 그것이 현실에서는 쉽지 않고 엄청나게 바쁘게 돌아가지만 그 효능감이 바로 바로 나타나지는 않잖아요. 법이라는게 만들고 실행이 되는데에는 시간이 필요하니까요. 그리고 그 과정에서 원래 의도한 것이 바꾸는 경우도 자주 있거든요. 저는 실무진이기 때문에 시민의 민원도 가까이서 듣게 되는데 무엇이 문제인지 명확하게 알고 있는 상태에서 그것을 고치는 과정이 너무 지지부진한 경우가 많다보니깐 조금 지치게 되더라구요. 직접 경험해보니 정치가 정말 녹록치 않은 분야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Q. 비서관의 신분으로 현실정치를 경험하고 또 관찰하신건데 지금 청년 정치의 실상 혹은 수준은 어느 정도라고 생각하세요?
A. 이건 반전 프로그램을 신청한 이유와도 연결되는 질문인데요. 제가 기대했던 청년 정치는 당내에서 혹은 정치권 안에서 역동성을 가진 개혁의 시발점이 되는 그런 역할이거든요. 그런데 현재의 청년 정치는 그 역할이 이전보다는 점점 더 줄어들고 있는 것 같아요. 여러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겠지만 지금 당장 결과를 내고 승부를 봐야 한다는 일종의 강박 관념 같은 것이 있는 것 같아요. 그리고 무엇보다 정치인이 되는 과정을 커리어처럼 생각하는 경향이 짙은 것 같습니다. 하나의 단계를 통과하고 그 다음 단계로 가서 결론적으로 그 자리를 얻는 모델인건데 정치는 사실 지금 당장 이뤄지지 않더라도 꾸준하게 추구해야 하는 대의가 있어야 지속할 수 있는 일이거든요. 기업적인 방식으로 커리어를 설계하다보면 그 대의를 놓치게 되는 경우도 종종 있는 것 같아요. 그리고 그런 문제들을 당내에서 혹은 정치권에서 계속 느껴왔었기 때문에 초당적인 관점에서의 소통을 해보고 싶었고 그게 제가 반전을 신청하게 된 계기이기도 합니다.
Q. 그렇게 들어오게 된 ‘반전’에서 가장 좋았던 기억에 대해서 여쭤봐도 될까요? 수업이 될 수도 있고 경험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A. 제가 국회에서 비서관으로 일을 하다보니깐 갈증이 있었던 것이 어떤 현안에 대한 근본적인 찬성과 반대 그리고 그 사이에 소통들을 많이 경험해보지는 못했던 것 같아요. 아무래도 그것이 일이 되고 결과를 내야 하는 역할을 하다보니 철학이 다르고 사상까지 논하게되는 쉽게 말해 끝까지 가보는 토론보다는 그 중간에 조율이나 수렴의 과정을 거치는데 익숙해져 있었던거죠. 그런데 반전에서는 수업 시간에 찬반 의견을 듣고 토론 시간에 또 그것을 이야기하고 그리고 그것이 부족하면 뒷풀이까지 가서 계속 그 논의를 이어갔었던 기억이 가장 아름답게 남아있는 추억인 것 같아요. 물론 그 효용성도 충분히 있었고요.
Q. 그러면 수업 중에는 어떤 시간이 가장 좋으셨는지도 궁금합니다.
A. 김성식 운영위원장님이 공화주의에 관련된 수업을 진행하셨는데 저는 그 시간이 제일 좋았어요. 수업 전 본인이 정치를 하던 시절에 가지고 있었던 의문이나 문제의식에 대해서 메모해놓은 질문들을 미리 수강생들에게 공유를 해주셨거든요. 그리고 그 대답에 대해서 함께 생각해보자는 방식으로 수업이 진행되었어요. 저도 비서관 생활을 하면서 그 과정에서 느낀 답답함이나 어떻게 하면 이런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었기 때문에 상당 부분 공감했었고 어떻게 보면 그 분의 파란만장한 정치 여정 사이에서 나온 결과물이었기 때문에 그 질문 하나 하나가 예사롭지 않게 느껴졌어요. 저도 그 질문들에 대한 답변을 준비하면서 다시 생각하게 된 부분이 많았습니다.
Q. 이후에 반전 프로그램은 어떻게 발전했으면 좋겠는지에 대한 생각도 궁금합니다.
A. 우선 지금 당장 이슈가 되는 현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수 있는 그런 시간이 조금 더 늘어났으면 좋겠어요. 물론 정치인이 갖춰야 하는 기본 소양이나 필수 지식도 중요하지만 현재의 문제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고 또 그것을 바탕으로 자신의 의견을 정리할 수 있는 그런 시간이 꼭 필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제가 전의 질문에서도 말씀드렸지만 반전에서의 다양한 소통이 저에게는 평소에 가졌던 갈증을 해소할 수 있었던 순간이었거든요. 그런데 그런 과정에서 나온 생각들이 실질적인 이후 활동까지 연결될 수 있다면 더 좋을 것 같아요. 반전 커뮤니티에서 나온 이야기나 아이디어 중에 정말 좋은 것들이 많았는데 실행까지 가지 못한 경우가 대부분이었거든요. 그것들을 실제로 해볼 수 있는 지원 과정이 생긴다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Q. 앞으로 어떤 정치인으로 성장하고 싶으세요? 이 질문으로 오늘 인터뷰를 마무리하겠습니다.
A. 저는 정치인은 자기 철학이 분명히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물론 그것의 현실화 과정에서 상대를 설득하기도 하고 거꾸로 설득 당할수도 있지만 내가 무엇을 꿈꾸고 있고 어떤 것을 하고 싶다가 명확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요즘 정치인들은 그것보다는 대중의 반응에 더 초점을 맞추는 것 내가 무엇을 이야기해야 사람들이 좋아할까에 대한 부분에 너무 많은 에너지를 쏟고 있는 것 같습니다. 물론 그 반응성을 갖추는 것 역시 정치인에게 매우 중요한 역량 중 하나지만 저는 그것보다 내가 지금 무엇을 생각하고 있고 앞으로 무엇을 꿈꾸는 지를 전할 수 있는 이상향을 제시하는 능력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그런 것을 갖춘 정치인이 되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