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 더불어민주당 경북도당 청년위원장


Interview


Q. 간단하게 자기소개를 해 주실 수 있을까요?

 

A. 저는 지금 더불어민주당 경북도당 청년위원장을 맡고 있고요. 원래는 미술학도였다가 지금은 정치에 관심이 많은 청년이라고 생각해 주시면 좋을 것같아요. 대구와 가까운 경북 경산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Q. 청년이면서 지역이면서 경북에서 민주당이면 정말 비주류의 끝판왕 같은 느낌이 듭니다. 험지를 넘어선 오지 같은 느낌이에요.

 

A. 솔직히 알게 모르게 그런 피해의식 같은 것이 있었나 봐요. 얼마 전에 제가 여수에 갔었거든요. 걸어가는데 어떤 분이 민주당 화이팅을 외쳐주시는 거예요. 순간 저에게는 너무나 이질적인 경험이어서 멍해졌어요. 속으로 엄마는 나를 왜 경북에서 낳았을까? 하는 야속함이 들 정도로 말이에요. 일종의 열등감인 거죠. 지역 분들 보면 정치에 관심이 있더라도 다 중앙 정치에 관한 거예요. 뉴스나 언론에 나오는 이슈에만 관심이 있으세요. 저희처럼 지역에서 정치를 하는 사람 입장에서 보면 어려움이 두 배인 거죠. 돌파구를 찾아야 하는데 그게 쉽지만은 않은 것 같아요. 그러다 보니 어려운 상황 자체를 기본으로 놓고 정치를 하는 것 같다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Q. 그런 어려운 상황에서 반전에서 들어오시게 된 계기가 있을까요?

 

A. 저희 도당위원장님. 임미애 도당위원장님이 어떻게 반전을 알게 되셔서 청년위원장인 저에게 추천을 해주셨어요. 이런 프로그램이 있으니까 한번 들어보면 어떻겠냐 하고 말이죠. 사실 이와 같은 정치인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이 지역에는 당연히 없고 정당 안에서도 찾아보기 힘들거든요. 사실 매주 서울에 와서 수업을 듣는다는 게 굉장히 부담되기는 했었는데 막상 지원 서류를 쓰다 보니까 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더라고요. 그래서 좀 더 추진력을 얻게된 것 같아요. 

 

Q. 쉽지 않은 상황에서 매주 수업을 들으신 건데 그중 가장 좋았던 강의를 하나 꼽아주실 수 있을까요?

 

A. 유승찬 실장님의 메시지 강의와 안병진 교수님의 공화주의 강의가 저는 재미있었어요. 이 두 강의가 같은 날에 함께 있었거든요. 메시지 강의야 워낙 중요한 내용이니깐 정말 집중해서 들었던 기억이 나고요. 공화주의 강의는 우리가 지금까지 민주주의에 대해서는 많이 이야기했었지만, 공화주의에 대해서는 생각을 해볼 기회가 별로 없었거든요. 그래서 굉장히 새롭게 느껴졌었던 것 같아요.

 

Q. 반전에는 거의 모든 정당의 사람들이 함께 있잖아요. 수강생 구성 자체가 다양성에 기반을 두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이것 역시 새롭게 느껴지셨나요?

 

A. 저는 지역에서 민주당에 들어가기 전에 2-3년 정도 녹색당 활동을 했어요. 어렸을 때부터 생태적인 것에 관심이 많았거든요. 그래서 이 다양성 자체가 어색하지는 않았어요. 그런데 반전에만 초점을 맞춰보면 반전의 다양성은 조금 다른 것 같아요. 우선 수강생들의 나이가 전반적으로 저보다 어린 편인데 그 나이에 정치의식이 싹 터서 이렇게 사회활동을 한다는 것 그 자체가 너무 신기했어요. 그리고 반전의 다양성은 약간 도시적이거든요. 지역에서의 생태주의는 직접적으로 생산과 연결돼요. 농사를 짓는 분들이 많으시고 또 기후라는 게 그것에 굉장히 큰 영향을 주잖아요. 그런데 반전의 생태주의는 소비에 초점이 맞춰져 있더라고요. 도시의 삶 속에 생태주의는 아무래도 소비와 연관이 될 수밖에 없잖아요. 그래서 페미니즘도 좀 새롭게 느껴졌어요. 도시에서는 페미니즘이 생태주의와 연결되지만, 지역에서는 생태주의와 유림의 문화와도 잘 맞거든요. 환경을 보존하자는 의미니까요. 다양성에 대한 시야 자체가 좀 더 넓어졌다고 해야 할까요?

 

Q. 제가 수강생들 인터뷰를 해보니깐 강의에 대한 느낌 역시 굉장히 다양한 것 같더라고요. 어떤 분은 그동안 몰랐던 필수적인 지식을 얻게 돼서 너무 좋았다고 하시는 분도 있고 어떤 분은 너무 아카데믹했다고 평가하시는 분도 있었어요. 이런 상반된 평가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A. 저도 고민이 정말 많아요. 내년 총선에 이겨야 하는데 이기는 것의 의미가 뭘까에 대해서 자꾸 생각하게 돼요. 지금보다 득표율이 높아지는 것인가? 양당제 틀 안에서 상대방을 이기는 것인가? 소수정당과 함께 연합해서 다양성을 바탕으로 메시지를 전달해야 하나? 여러 가지 고민이 동시에 드는 것 같아요. 거기에 세대교체라는 화두도 동시에 존재하니까요. 이건 다양성이라기보다는 복잡성에 가까운 것 같고 그런 고민에 대한 답을 반전에서 주지는 못한 것 같아요. 그런 고민을 하게 해주는 역할을 한 것 같은데 그러면 어떻게 해야지 하면 다시 미궁으로 빠지게 되는 거죠. 저는 반전이 좀 더 진화했으면 좋겠어요. 수강생끼리도 모여서 그런 이야기 하거든요. 우리 너무 범생이 아니냐 이래가지고 반전이 생기겠냐? 하는 이야기들. 이건 누구의 잘못도 아니지만 뭔가 지금의 복잡한 상황을 정리해 줄 돌파구가 필요하다는 생각은 다들 하는 것 같아요. 반전의 커리큘럼이나 운영위원 그리고 수강생의 면면을 보면 사실 도시성이나 보수성이 존재한다고 생각되거든요. 그건 앞으로의 반전을 운영할 때도 고민을 해봐야 할 지점인 것 같아요.

 

Q. 미래의 반전에 대해서 나오는 이야기 중에 정치학교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이야기도 있고 정치를 넘어선 리더십 전반을 이야기해야 한다는 의견도있어요. 여기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A. 저는 후자가 맞다고 생각해요. 정치라는 영역은 규정을 하면 그 안에 갇히게 되는 성향이 있는것 같아요. 어디서부터 어디까지가 정치일까요? 선거에 이겨서 의원이 되는 것에 국한하면 그 다음부터는 시합에 나가는 선수가 되는 거죠. 정치라는 영역은 다른 분야에 자극을 많이 받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야 지금의 복잡한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열쇠를 얻을 수 있을 것 같아요.     

 

Q. 마지막 질문은 기억에 관한 질문을 드리면 좋을 것 같아요. 지난 6개월 동안 가장 좋았던 기억을 말씀해 주실 수 있을까요?

 

A. 결국 관계와 대화의 기억인 것 같아요. 저희가 회식도 하고 수업에서 정해진 조 모임 사람들과 따로 만나서 놀기도 했거든요. 그때의 기억이 제일 많이생각나요. 별 특별한 이야기는 안 한 것 같은데 어떤 긍정의 에너지를 받았던 것 같아요. 사실 민주당이 정권을 빼앗기고 되게 많이 주눅이 들어있었어요. 비판받아야 하는 지점이 있다는 것은 아닌데 그걸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고 해야 할까요? 적폐 청산의 이름으로 진행했던 일들이 지역 사람들에게 굉장히큰 상처를 주었고 저는 그 과정을 다 보았거든요. 그러다 보니 지금의 결과는 어떻게 보면 최악에 가까운 거죠. 제 기억에 어린 시절 제가 사는 동네는 하루하루 발전하는 모습을 가진 곳이었어요. 그런데 어느 날부터는 하루가 다르게 퇴보하고 있어요. 정체되어 있고 그냥 계속 쇠퇴하고 있어요. 그래서 계속 조바심이 나고 현실이 따라와 주지를 못하니 심적으로 힘든 그런 상황이었거든요. 반전의 동료들과의 시간이 저에게는 힐링의 느낌이었던 것 같아요. 무언가 다시 해볼 수 있는 그런 에너지를 얻었다고 할까? 개인적으로 앞으로의 반전이 그런 에너지를 계속 만들 수 있는 그런 공간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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