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영수 | 경기도일자리재단 노조위원장
Interview
Q. 우선 자기 소개 간단하게 부탁드릴게요.
A. 저는 경기도 일자리재단이라는 경기도 산하 공공기관에서 노조위원장으로 근무하고 있는 한영수라고 합니다. 경기도 일자리재단은 일과 사람을 연결하는 고용서비스 허브 기관이고요. 경기도 내 기업과 공공 분야의 일자리와 그 일자리를 원하는 분들을 연결시켜 주는 일을 하고, 교육을 통한 취업 알선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Q. 일자리와 인력을 연결하는 공공 기관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위한 노조위원장이라는 직책이 굉장히 입체적으로 느껴집니다.
A. 저희 재단 안에 직업상담사라는 분들이 많이 계신데 이 분들이 실질적으로 도민들과 접점을 가지고 상담하고 직업 알선도 해주시거든요. 그런데 이분들의 일자리가 불안정하다거나 근무조건이 좋지 않다면 당연히 상담을 받으시는 도민 분들께도 영향이 갈 수 밖에 없잖아요. 그래서 저희는 노동조합이더 중요한 기관인 것 같아요. 그래서 타 노동조합보다 좀 더 모범적이고 안정적인 직장이 되고자 많은 노력 중에 있습니다.
Q. 반전에 지원하게 된 계기를 여쭤봐도 될까요?
A. 사실 좀 창피한 이야기인데 저희 경기도 일자리 재단의 대표이사가 반전에서도 강의를 했던 채이배 전 의원이거든요. 그 분이 대표이사로 오신다는 이야기를 듣고 어떤 분인지 궁금해서 그 분의 페이스북에 들어가봤어요. 그런데 거기에서 반전을 보게 된거죠. 그래서 링크를 타고 들어가서 내용을 보다 보니까 빠져 가지고 그냥 지원까지 하게 되었어요. 제가 용인에서 태어났고, 용인에서 쭉 살아왔고, 용인에 대한 애착이 굉장히 큰 편이에요. 그래서 언젠가 내 고향 용인에서 공적인 일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막연하지만 그래도 꾸준히 해왔거든요. 그러다보니 반전의 홈페이지에 적혀 있는 내용들에 제 마음이 움직이더라고요.
Q. 그러면 들어오신 후에 적극적으로 활동을 하셨겠네요.
A. 근데 그게 그렇지가 않았어요. 이건 순전히 저의 문제인데… 제가 사실 굉장히 내성적이거든요. 막상 들어와서 보니 서로 삼삼오오 잘 알고 있더라고요. 그런 분위기에 제가 좀 위축됐었고 적응까지 좀 시간이 필요했어요. 그런데 강의를 들으면서 그런 부분들이 자연스럽게 풀렸어요. 세번째 강의였던 김원수 유엔 사무처장의 외교 강의를 듣고 나서 집에 오는데 너무 뿌듯한 거에요. 성취감이 막 느껴졌다고 해야 할까요? 그 전까지 제가 가지고 있었던 시야가 넓어지고 있는게 느껴졌어요. 사실 그전까지는 반전에서 이야기하는 내용이 그냥 홍보 문구 정도로, 좋은 이야기 정도로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강의를 들으면서 어떤 의도로 이야기를 하셨는지 조금씩 이해가 되기 시작했어요.
Q. 반전의 커리큘럼이 담고 있는 의도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A. 제가 해석했던 그 의도는 이미 사회적으로 규정된 A냐 B냐라는 판단에 앞서 제대로 상황을 분석하고 분석한 결과를 바탕으로 새로운 해결책을 고민하는 것을 주저하지 말라는 것이었어요. 거의 모든 수업이 이 방향성을 가지고 있었다고 느꼈고…. 무엇보다 그게 저한테 정말 도움이 많이 됐어요. 노동조합을 운영하면서 나름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합리적으로 대처하고 싶었고 또 그렇게 일처리를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었는데 그 실체적 근거들을 강의를 통해서 찾은 것 같은 느낌이 들었어요.
Q. 그러면 반전의 강의를 듣고 난 후 본인에게 온 가장 큰 변화가 무엇일까요?
A. 가장 큰 변화는 정치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좀 더 구체화된 것 같아요. 아까도 제 고향인 용인에서 언젠가 공적인 일을 해보고 싶다는 이야기를 했는데 제가 학생 때 장래희망 적으라고 하면 당당하게 ‘용인 시장’을 적어내곤 했었거든요. 사실 그때는 그냥 막연한 바람 정도였는데 수업을 들으면 들을수록 용기가 생기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어요. 물론 와이프에게 허락을 먼저 받아야 하겠지만요. 제가 강조하고 싶은 건 그 정도로 충만한 정치를 하고 싶은 그런 느낌이 들었다는 거예요. 그리고 세상을 보는 시야가 넓어졌어요. 단순히 우리 조합원만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노동계 전체를 생각하게 되고 최근 노조 혐오 인식을 받고 있는 현실에 대해 적극적인 대응을 하고 싶어졌어요. 그리고 그렇게 여러 발언을 하다보니 지금은 한국노총 조직혁신위원회에서도 활동하게 되었습니다.
Q. 아까 김원수 전 유엔 사무처장 강의에 성취감을 느꼈다고 말씀하셨는데 전체 강의를 놓고 봤을때 가장 인상적인 강의는 어떤 강의였나요?
A. 저는 운영위원이기도 한 안병진 교수님의 강의도 정말 좋았어요. 사실 공화주의 라는 게 어떻게 보면 굉장히 비현실적으로 들리기도 하고 지금의 정치현실과 좀 동떨어진 것 같다는 느낌이 들기도 하는데 전 기본적으로 성선설을 믿거든요. 정치라는게 꼭 더럽고 야비하고 누군가의 뒤통수를 쳐야 이길 수있다는 식으로 말하는 사람들이 정말 많잖아요. 실제 현실도 그런 면이 있고요. 하지만 안병진 교수님의 수업은 ‘착한 사람이 이기는 세상’에 대한 내용이어서 제가 알을 깨고 나오는 것 같은 느낌이 있었어요.
Q. 그럼 반대로 아쉬운 부분은 없었어요? 좀 개선되었으면 좋겠다는 점이나.
A. 저는 그런 건 별로 없었어요. 그냥 제 자신이 좀 아쉬웠어요. 제가 우선 바쁘다는 핑계로 반전에 완전하게 집중을 하지 못했어요. 회사도 회사지만 가정이 있고 아기가 자라고 있기 때문에 수업 후 회식에 참여하는 것에도 어려움이 있었고 대체 수업으로 갈음한 적도 좀 있었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좀 더 집중하지 못했던 게 아쉬워요.
Q. 반전의 미래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도 궁금합니다.
A. 반전에서 누군가가 선출직으로 선거에 나갔을 때 그 명함에 반전 로고가 들어갈 수 있을 정도의 자부심이 있을 수 있게 되면 정말 좋을 것 같아요. 반전 출신이 자랑이 되는 그런 정치 커뮤니티. 결과적인 이야기지만 꼭 그랬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1기 수료생으로서 거기에 대한 책임감도 일정 부분 느끼고 있습니다.
Q. 마지막으로 한국 정치에 대해서 이 점은 꼭 바뀌었으면 좋겠다라고 하는 바람 같은 것이 있으실까요?
A. 당연한 이야기일 것 같은데 욕심을 좀 내려놨으면 좋겠어요. 어떻게 보면 기득권에 관한 뻔한 이야기인데, 기득권을 내려놓는다는 것은 본인이 기득권임을 인지한다는 전제가 필요하잖아요. 그런데 우리나라 정치인들은 그 전제 자체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게 문제인 것 같아요. 정치인에게는 자신의 욕심에 대한 끊임없는 자기 성찰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이것을 이해하냐 못하냐가 큰 정치인이 될 수 있느냐 없느냐와 바로 연결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추후 정치를 업으로 삼는다면 기득권을 내려놓을 수 있는 제도혁신, 거대 양당체제보다는 다당제로의 전환, 선거제도 개혁 등을 통해 다양한 의견이 존중 받고 정책에 반영되는 정치환경을 만들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