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민수 | 어반플레이바운드그룹 PD


Interview


Q. 자기 소개를 간단하게 부탁드리겠습니다.

 

A. 저는 도시를 연구하는 사람이라고 소개하고 싶어요. 학부는 이제 정치외교학과를 나왔는데 대학원에서 도시계획을 전공하면서 지금은 지역 공간 컨설팅 관련된 회사에서 일을 하고 있습니다.

 

Q. 정치와는 어떤 연계점이 있으신 건가요?

 

A. 사실 청소년 시절부터 정치에 관심이 많은 정치 덕후였어요. 책도 보고 뉴스도 챙겨보고 그랬습니다. 왜 그랬나 생각해 보면 정치 그 자체에 매력과 재미를 느꼈던 것 같아요. 그러다가 대학 때 관심을 좀 실천으로 옮겨보자는 생각이 들어서 평소에 지지하던 정치인들의 선거 캠페인에 참여해서 돕는 자원봉사나 선거 사무원 활동을 했어요. 2014년에 정의당의 노회찬 의원 선거를 도왔고요. 2020년에 무소속으로 나왔던 김성식 의원 캠프에서 활동했습니다. 그리고 선거사무원 경험이 아니더라도 대학교 때 제가 교지 편집부 활동을 오래 했는데 그때가 좀 격동의 시기였어요. 세월호 참사도 있었고 제 모교가 대기업에 인수되는 일이 있어서 그 과정에서 정치적인 경험을 많이 하게 되었어요. 

 

Q. 노회찬 의원과 김성식 의원은 이념 성향은 좀 다르지만 성격이나 기질은 굉장히 비슷한 것 같습니다. 

 

A. 제가 정치인을 지지할 때 그 점을 중시하는 것 같습니다. 정당이나 노선보다도 이 사람이 얼마나 일관성이 있는가? 얼마나 한결같은 모습으로 정치를하는가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던 것 같아요. 제가 지금 이야기하면서 느끼는 건데 저는 인간으로서의 정치인에 관심이 많다는 생각이 듭니다. 

 

Q. 그러면 반전에 들어오게 된 계기는 어떻게 되는 건가요?

 

A. 사실 제가 반전에 들어오게 된 계기는 간단한데요. 저는 대학교 1학년 때부터 김성식 의원님과 인연이 있었어요. 그러다 작년에 학교를 만드신다는 이야기를 들었었고 어느 정도 구체화되었을때 주변에 뜻이 있는 친구들을 소개해달라고 하셔서 제가 가교 역할을 조금 했어요. 그래서 두 분 정도가 반전에 지원을 했고요. 저는 처음에는 참여할 생각이 없었는데 의원님이 한번 생각해보라 하셔서 고민 끝에 결국 지원하게 되었어요.

 

Q. 그러면 정치에는 관심이 있는 시민이지만 실제로 정치인이 되고 싶지는 않으신 건가요?

 

A. 저는 그 직업이 저한테 안 맞는 옷이라고 생각해요. 선출직을 할 생각도 없고요. 제 성격이 내성적인 것은 아닌데 그동안 여러 정치인들을 옆에서 보면, 물론 매력적인 부분도 있겠지만 말할 수 없는 그 고충을 더 많이 봤던 것 같아요. 우선 거의 개인 생활의 자유가 없다고 할 수 있죠. 두 번째로 미움을 받을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해요. 그리고 저는 두 가지 모두에 자신이 없는 거죠.   

 

Q. 어떻게 보면 반전을 정치인을 관찰하는 시민의 입장에서 바라볼 수 있었을 것 같아요. 반전에 대한 정의를 간단하게 내리신다면?

 

A. 제가 생각하는 반전은 단순하게 리더십을 양성하는 곳은 아니에요. 어떻게 보면 미래의 정치인을 양성하는 프로그램에 가깝다고 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정치인들만을 위한 공간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요. 그건 여기 오는 예비 정치인들에게도 도움이 안 될 것 같아요. 정치의 개념을 확장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고 관련 산업 종사자들도 수강생으로 들어올 수 있으면 좋을 것 같아요. 저처럼 시민의 역할을 하고 싶은 정치 덕후도 괜찮고요. 정치도하나의 사회적 영역이고 공공기관 뿐만 아니라 기업에서도 정치인과 파트너로 일해야 하는 사람들이 점점 더 늘어나고 있잖아요. 정치인만큼 다양한 직업의 많은 사람을 만나는 직업이 없기 때문에 이정도 다양성은 앞으로의 반전에도 필수라고 생각합니다.  

 

Q. 그러면 강의나 프로그램에 대해서도 말씀해주실 수 있을까요?

 

A. 우선 전반적으로 제가 예상했던 수준을 훨씬 뛰어넘었다고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사실 처음에 전체 컨셉을 듣고 강의가 너무 많은 것이 아닌가하는 걱정을 했어요. 6개월 동안 매주 토요일 6시간씩 강의를 듣는다는 것이 너무 빡빡하지 않을까 싶었던 것이죠. 그런데 실제 학교가 시작되고 커리큘럼이 진행되면서 느낀 것은 그 과정에서 수강생들이 서로에게서 많은 것을 배웠다는 것과 기대 이상의 네트워킹이 만들어졌다는 것이에요. 그리고 강의 수준도 굉장히 높은 편이었는데 제가 전공하고 있는 로컬 관련 수업 특히, 조희정 박사님이 수업이 가장 좋았고요. 다른 수업 중에서 외교 관련 강의들이 전부 좋았던 것 같아요. 반전에 와서 외교라는 영역을 바라보는 제 관점 자체가 달라지는 경험을 했어요.  

 

Q. 미래의 반전에 대한 이야기를 여쭤보고 싶습니다. 앞으로의 반전은 어떤 모습으로 남기를 바라시나요?

 

A. 제가 도시를 연구하는 사람이어서 이런 생각을 할 수도 있는데요. 저는 반전이 서울에만 있으면 안된다고 생각해요. 프랜차이즈처럼 우후죽순같이 늘어날 필요는 없겠지만 거점 도시 별로 하나씩 있을 수 있으면 좋겠어요. 반전이 미래의 정당이 꼭 되어야 할 필요는 없지만 정당의 설립 요건인 5개 이상의 시도당에 각 시도당 별로 1,000명 이상의 당원의 조건에 가까운 플랫폼이나 커뮤니티가 되면 좋을 것 같아요. 그리고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저는 딱 두가지는 불변이었으면 좋겠어요. 첫 번째는 여러 정당 소속 또는 여러 정치 성향을 가지나 사람들이 한 자리에 있는 그런 교육 프로그램이었으면 좋겠어요. 정치학교가 꽤 여러 개 있지만 이건 거의 반전만의 특장점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요. 그리고 두 번째는 다양한 주장을 하시는 연사를 모셔서 들었으면 좋겠다는 거예요. 사실 강의 중에 저와 생각이나 성향이 다른 연사들도 있었는데 듣다 보니 저 의견도 말이 되네 하는 되는 순간이 몇 번 있었어요. 그것 역시 반전 커리큘럼만의 특징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더 심화되었으면 하는 것도 있는데요. 수강생끼리 네트워킹을 할 수 있는 시간이 좀 더 늘어났으면 좋겠고 특히 함께 프로젝트 같은 것을 해볼 수 있는 기회가 지금보다 더 생기면 좋을 것 같습니다.

 

Q. 마지막으로 정치 덕후로서 한국 정치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A. ‘우리 제발 말 좀 이쁘게 합시다.’ 이렇게 소리치고 싶어요. 거리에서 현수막만 보면 정말 미칠 것 같아요. 제가 정치에 관심이 많은 걸 친구들도 알고있으니까 요즘에 가끔 물어보더라고요. 도대체 왜 저러는 거냐고. 그리고 또 이렇게 많이 보이냐고. 저는 정치인이라면 말에 품격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품성이 안 되면 인위적으로라도 좀 그런 노력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보고 있으면 거의 공해에 가까운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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