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승혁 | 옥소폴리틱스 코리아 대표


Interview


Q. 신문기자, 방송기자, 스타트업, 유튜버 등 다양한 이력을 쌓으셨는데 본인을 간단하게 소개해주신다면?

 

A. 제가 저 자신을 ‘100년을 달려온 미디어 여행자’라고 소개하거든요. 신문은 1920년대에 생겼고 방송 뉴스는 1960년대 유튜브는 2020년대에 활성화 되었으니깐 그 모든 과정을 사회 나와서 다 경험해 봤으니깐 그렇게 정의를 하는 거죠. 다 경험한 것은 사실이지만 제가 그 길을 의도하지는 않았어요. 저는 대학은 국문과를 나왔고 그때는 소설가가 되고 싶었어요. 그런데 어쩌다 보니깐 여기까지 오게 된 거죠. 저는 원래부터 커뮤니케이션에 관심이 많았고 그러다 보니 시대의 변화에 따른 도구의 변화도 유심히 관찰하게 되었어요. 저는 지금의 시대를 사는 사람들은 이 변화에 적응하고 또 그것을 더 좋은 방향으로 가게 만들어야 할 책임과 의무가 있다고 생각해요. 유튜브 때문에 자극적인 뉴스로만 가득 차게 되고 정확한 정보 전달이 되지 않아 사회는 점점 더 나빠진다는 비판이나 푸념은 현상에 대한 관찰로는 맞는 이야기지만 그 이상의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오지는 못한다고 생각해요. 신문이 1920년대에 세상에 처음 나왔을 때 한학자들이 신문을 보고는 철저하게 비난했고 세상이 망해가고 있다고 한탄했거든요. 하지만 그 이후에 사라진 것은 신문이 아니라 한학자들이었어요. 새로운 매체가 나오면 모두 그 방식을 비난하기에 바쁘고 단점을 주목하지만 저는 그 도구를 활용해서 올바른 메시지를 내려고하는 시도를 하는 사람들이 훨씬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100년을 달려온 미디어 여행자’로 저 자신에게 이름 붙이고 제가 의도하지 않은 커리어를 만들어 가고 있는 것은 바로 그 과정을 거치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인 것 같아요. 

 

Q. 그러면 반전에 들어오게 된 계기는 어떻게 되시는거에요? 정치인이 되고 싶은 마음이 있으신건가요?  

 

A. 사실 미디어는 수단이잖아요. 변하지 않는 것은 그 수단을 통해 전달되는 메시지거든요. 메시지는 메신저의 철학을 통해 발현되는 것이니까 쉽게 변할수가 없죠. 제가 기자 생활을 할 때 제 출입처가 국민의당이었어요. 그리고 김성식 의원은 제가 만난 정치인 중에 가장 괜찮은 분이었거든요. 이런 사람들이 정치인으로 성공한다면 진짜 세상이 바뀔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요. 무엇보다 공적인 영역에서 헌신하겠다는 의식이 투철하게 보였어요. 그런 분이 만든 학교니까 우선 관심을 가졌던 것이죠. 사실 저는 정치인이 되고 싶은 생각이 있다기보다는 정치인을 관찰하고 싶은 생각이 있어서 여기에 온것 같아요. 정치인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가 우선 궁금했어요. 저는 기본적으로 평론가적인 관찰형 인간이거든요.

 

Q. 평론가적 인간의 입장에서 지금의 반전을 평가해 주신다면?

 

A. 수업의 퀄리티로만 보면 반전의 강의는 대한민국 최고 수준이라고 생각해요. 문제는 수준이 아니라 얼마나 다른 조직과 차별화되는 커리큘럼이냐는것 같아요. 반전 커리큘럼의 많은 강의들이 다양한 분야의 지식을 소개해 주는 역할을 했는데 사실 그건 책을 읽거나 EBS 같은 것을 보더라도 어느 정도는 충분히 습득할 수 있는 것들이거든요. 결국 반전이 초점을 맞춰야 하는 것은 현실 정치가 어떻게 바뀌어야 하고 그것을 어떻게 현실화할 수 있느냐에 대한 것이라고 생각해요. 저는 2기에서는 1기보다 더 뾰족하게 이런 부분들을 강조했으면 좋겠어요. 왜 대한민국에서는 채이배나 박선숙 같은 사람이 정치인으로 성공하지 못하고 김기현이나 정청래 같은 사람이 주구장창 성공하게 되는가에 대한 실질적이고 근본적인 질문을 던져봐야 한다고 생각해요. 반전은 기존의 정치학교들에 비해서 나름 현실적인 커리큘럼을 가지고 있지만 앞으로의 반전은 지금보다 훨씬 더 그 방향을 강화해야 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Q. 그러면 기존 커리큘럼 중 현실적인 인사이트를 주었던 강의는 어떤 것이 있었나요?

 

A. 저는 한화에너지 정인섭 대표님 강의가 너무 좋았고요. 대구대학교의 김양희 교수님 강의도 굉장히 인상적이었어요. 두 분 다 현실에 발을 딛고 있고 그 현상들을 자기 나름대로의 방식과 언어로 이해하고 있었기 때문에 수강생 입장에서 바로 체감이 되는 그런 강의였다고 생각해요. 또 한국DMZ평화생명동산 정성헌 이사장님 강의도 다른 면으로 좋았어요. 세상을 보는 시각과 지금의 586세대가 가지고 있는 그 모순성에 대해서 잘 설명을 해주셨던것 같아요.

 

Q. 그러면 반전의 미래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어떤 분은 학교의 본질에 집중해야 한다고 이야기하시는 분도 있고 어떤 분은 보다 현실적으로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는 분도 있거든요. 세력화까지 포함해서요.

 

A. 저는 학교로만 존재하는 거라면 서울대학교 정치외교학과 대학원에 가지 왜 여기에 와야 하는지에 대한 이유를 찾지 못할 것 같아요. 물론 대학원은 지금의 반전만큼 현실성 있는 커리큘럼을 가지고 있지는 않지만 학위를 주잖아요. 학위는 검증된 네트워크를 상징하거든요. 저는 반전이 지금만큼 혹은 지금보다 더 훨씬 더 현실 정치와 연결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학교로만 존재하겠다는 것은 스스로의 한계를 설정하는 것이라고 봅니다.

 

Q. 일종의 플랫폼이나 미디어로의 역할을 말씀해 주시는 것 같습니다. 이건 조금 다른 이야기인데 개인적으로 미디어의 미래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특히 신문이나 방송을 중심으로….

 

A. 예전에 방송국에 80년대까지 공채 가수라는 것이 있었어요. 개그맨도 있었고 탤런트도 있었죠. 지금은 전부 다 없어졌어요. 다 독립을 한 거죠. 아직 마지막으로 남아있는 게 기자와 PD에요. 저는 이 분야도 결국 독립이 될 것이라고 생각해요. 실제로 그렇게 되고 있기도 하고요. 기자도 PD도 자기 콘텐츠를 만들고 팔아야 하는 시대가 오고 있어요. 미디어는 그런 개인들을 어떻게 조합해서 서로 연결할 수 있느냐가 브랜드의 핵심 역량이 될 것이라고생각해요.

 

Q. 마지막으로 대한민국 정치를 관찰해 온 입장에서 가장 고쳤으면 하는 문제가 뭔지 말씀해 주시겠어요?

 

A. 저는 무엇보다 철학이 존재하지 않는 팬덤이 문제라고 생각해요. 과거에 김대중이나 노무현을 좋아했던 팬덤을 보면 그래도 철학이라는 게 어느 정도 존재했다고 생각하거든요. 연예계 쪽을 봐도 서태지와 아이들이나 BTS의 팬클럽을 보면 그 철학적 방향성을 어느 정도 감지할 수가 있어요. 그런데 지금 정치권에서 이야기되는 팬덤은 그런 것이 아닌 것 같아요. 무모하고 방향성이 없는 무지성적인 팬덤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가치와 신념은 온데간데없고 그냥 인물 추종 그 자체인 거죠. 저는 한국 정치가 바뀌려면 우선 철학 있는 팬덤이 생겨야 할 것 같아요. 정치인과 지지자가 그 철학을 바탕으로 상호 교류하면서 그것을 완성시켜 나가는 그런 모델들이 좀 더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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