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영일 | 한국엔젤투자협회 팁스타운 센터장


Interview

 

Q. 우선은 간단하게 자기소개 부탁드릴게요.

 

A. 저는 대한민국의 평범한 두 아이의 아빠고 사랑하는 여자가 있는 든든한 남편이고요. 사회적으로는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그들을 돕는 일을 하고 있어요. 저는 지금이 너무 행복하고 사실 이렇게 평생 살고 싶거든요. 와이프랑 애들이랑. 올해가 딱 결혼 10주년인데… 장기적으로 이것을 유지하는 가장 현명한 방법은 주변 사람들이 다 같이 행복하게 사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더라고요. 그래서 정치에도 자연스럽게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반전에도 입학을 하게 되었습니다.

 

Q. 반전에서의 경험이 본인에게는 어떤 의미가 있었나요?

 

A. 6개월의 반전 커리큘럼은 정말 제 인생을 바꾼 중요한 커리큘럼이었어요. 말 그대로 이정표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공부를 진짜 많이 했고 평소라면 제가 관심을 가지지 않을 어젠더와 사람들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지게 되었어요. 그리고 동료들이 너무 좋았어요. 저는 기본적으로 편견을 조금 가지고있는 사람인데 수강생 동료들이 보여준 포용력에 무장 해제되었다고 해야 할까요? 저는 현재 창업 기업을 지원하는 일을 하고 있고 워낙 많은 비즈니스 관련된 사람들을 만나다 보니 자본주의의 방식대로 생각하는 것에 익숙해져 있는 편이에요. 그리고 어릴 적에 워낙 어렵게 살았기 때문에 돈의 소중함에대해서 잘 알고 있는 편이라고 생각해요. 그런데 제가 반전에서 만난 수강생들에게는 무엇보다 공적인 가치를 소중하게 생각하는 마음이 있었어요. 그리고 그 마음에 제 세계관이 살짝 무너지는 경험을 했어요. 처음에는 이해 자체가 잘 안 되었지만 점점 소통을 하면서 이해하고 난 뒤에는 새로운 세계가 열리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그동안 저는 사적인 행복의 확장을 공공성을 만드는 에너지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었는데 그 반대도 가능하다는 것을 느꼈어요. 그리고 그 과정이 제가 반전에서 얻은 가장 소중한 경험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Q. 커리큘럼 중에는 어떤 강의가 가장 좋으셨나요?

 

A. 저는 외교 관련된 모든 수업이 좋았어요. 중국의 대만 침공 시나리오 가능성, 그리고 그때 한반도가 전쟁 상황으로 빨려 들어갈 수 있다는 이야기가 마음에 와닿았어요. 만일 이와 같은 일어날 확률이 1%라고 해도 그것이 현실화되면 엄청난 변화가 일어나는 거잖아요. 지금 이 시점에 우리의 정치는 무엇을 하고 있는 거지, 하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누군가는 거시적 안목에서 이런 문제에 접근할 필요가 있겠구나 하는 걸 많이 느꼈어요.

 

Q. 청년 정치 좌담회 리뷰하신 것을 보니까 약간의 쓴소리가 있던데 이 부분에 대해서 좀 더 이야기해 주실 수 있을까요?

 

A. 저는 지금의 청년 정치의 문제는 각자 너무 자신들의 아젠더에만 매몰되어 있어서 생기는 문제라고 생각해요. 자신의 천착한 주제가 있다는 것은 좋은 것이죠. 하지만 그게 다른 문제들과 병합이 되어야 하고 또 더 큰 아젠더로 발전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런데 그런 거시적인 안목과 우선 순위를 정하는 문제에 대해서 우리가 너무 취약한 것 같아요. 저는 지금이라도 이런 문제에 대한 고민을 함께해야 한다고 생각하고요. 그리고 반전이 그런통합의 역할을 해줄 수 있으면 좋을 것 같아요.

 

Q. 스타트업의 문법으로 한국 정치를 바라본다면 어떤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을까요?

 

A. 사실 벤처 기업들도 문제가 많아요. 저는 벤처 기업들을 옆에서 오랫동안 관찰해 왔기 때문에 이런 속살들도 잘 알고 있는 편이라고 자부할 수 있어요. 특히 소셜임팩트 분야로 가면 자신들이 하고 있는 일이 공적인 의미가 있는 것이기 때문에 불합리한 면들까지 다 정당화하려고 하는 경향이 있어요. 스타트업이든 정당이든 우리가 왜 이것을 하는가도 중요하지만, 그것보다 어떻게 할 것인가가 그것만큼 혹은 오히려 더 중요할 수가 있는 것인데 너무 전자에만 초점을 맞추는 경우가 많고 그러다보니 말만 하는 조직이 되는 거죠. 소셜임팩트 비즈니스를 두 개의 매트릭스를 나눈다면 우선 X축은 이것 역시 비즈니스라는 것이에요. 돈을 벌어야 한다는 것이죠. 그리고 Y축은 사회적인 부가 가치라고 할 수 있어요. 이것은 소셜 임팩트의 영역이죠. 이 두 가지가 동시에 충족될 수 있어야 투자가 일어나고 기업이 만들어지고 사회적 변화와도 연결되는 거죠. Y축만 되면 X축은 저절로 되는 것이라는 인식은 다소 안이한 발상이에요. 그런데 대한민국 정당들의 접근법이 이것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우리 사회에서 혁신이 필요한 첫 번째 영역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Q. 의사 결정 과정은 어떨까요? 기업이 정당에서 배울 수 있는 것은 없을까요? 거버넌스가 바로 그런 개념이라고 할 수 있잖아요.

 

A. 정말 동의해요. 의사 결정 구조가 그 회사를 대표한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거버넌스는 중요한 것이라고 생각해요. 요즘에 ESG를 가지고 자신들의 브랜드를 워싱하려는 시도도 많은데 자세히 보면 G의 중요성을 생략하고 E와 S로 승부를 보려는 경우가 있어요. ESG에서 중요한 건 단연코 G거든요. E와 S는 G의 결과물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어요. 기업에도 아젠다 세팅이 필요하고 그것은 결국 의사 결정 구조를 통해 발현되는 것이거든요. 예전처럼 탑다운 방식의 의사 결정 구조는 그 동력의 한계가 있어요. 정보가 비대칭 되고 권력이 비대칭 되고 의사 결정 구조에 왜곡이 일어나면 한 쪽에서는 부패가, 다른 쪽에서는 열패감이 생기는 것이거든요. 그래서 무엇보다 공개와 참여가 중요한 것 같아요. 이건 기업이 정당에서 꼭 배워야 하는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Q. 다시 반전 이야기로 돌아와 볼게요. 반전 2기에는 이런 것을 해보면 좋겠다 하는 것이 있으실까요?

 

A. 반전 2기는 1기보다 좀 더 세상으로 나갈 수 있으면 좋을 것 같아요. 물론 여러 활동과 참여 수업들이 있었지만 관찰자 시점이라는 한계가 있었던 것같아요. 정치인이 꼭 당사자가 될 필요는 없지만 당사자의 관점을 이해할 필요는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제가 요즘 아파트 입주자 대표 일을 하고 있는데 정말 이건 또 그동안 제가 경험했던 일과는 완전 다르더라고요. 무엇보다 날것의 욕망을 직접 체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신선했고 또 너무 어렵더라구요. 저는 정치가 결국 사람들의 욕망의 이해관계를 다루고 조정하고 또 모아가는 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좀 더 실질적인 경험을 할 수 있는 커리큘럼이 늘어났으면 좋겠어요.

 

Q. 마지막으로 한국 정치에서 이건 좀 바뀌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시는 것이 있을까요?   

 

A. 저는 무엇보다 지금의 제왕적 대통령 체계가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너무 많은 권한을 가지고 있고요. 민주주의 제도를 통해서 선출되었지만 민주 사회의 대통령이 맞는가 하는 의구심이 드는 경우가 너무 많은 것 같아요. 저는 결과를 만드는 리더십만큼 과정을 만드는 리더십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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