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미 | 녹색당 부대표
Interview
Q. 현재 녹색당의 부대표로 계신데 정치 입문 계기 및 간단한 자기 소개를 해주신다면?
A. 저는 사회복지학과를 졸업해서 저는 원래는 이제 여성 노숙인이나 이런 이제 이런 영역에 가서 실제로 현장 사회복지사로서 실천하고 사는 게 제 꿈이었어요. 그런데 실제로 현장을 가면 갈수록 제가 사회복지사로서 당사자들한테 할 수 있는 역할이 많지 않은 거예요. 그래서 그러면 이 구조 자체나 환경 자체를좀 바꿔야겠다는 생각을 좀 공부하고 활동하면서 했던 것 같아요. 그런데 복지국가 운동을 하면서도 여러 가지 장면을 마주하게 되는데 이게 여러 상황들 중에서 사람들이 더 이상 인간의 힘으로 대응하지 못하는 장면들을 보는데 그게 보통 폭우라든지 그다음에 이런 자연 재난으로 인한 피해들을 좀 맞닥뜨리게됐어요. 그리고 그 무렵에 2018년 녹색당 지방선거에서 고은영 후보가 제주도지사 후보로 나오고 그때 이제 내세웠던 구호가 난개발 막는 도지사였어요. 그런데 이제 보통 정치인들은 뭘 해주려고 하는데 이 사람은 당신들의 삶을 보호하기 위해서 뭔가를 안 하겠다라고 이야기하는 저한테는 최초의 정치인이었던것 같아요. 그래서 좀 인상적으로 봤고. 그러한 의미에서 내가 갖고 있었던 고민들과 맞닥뜨리는 당을 찾은 기분에 그렇게 당을 가입하게 되고 바로 활동 당원으로 이제 이제 시작하게 됐던 것 같아요.
Q. 지원서에 정치가 인격화되는 시대에 감응하는 정치를 하고 싶다는 포부를 쓰셨는데요. 그 이야기를 조금 더 들어볼 수 있을까요?
A. 정치인이라면 뚜렷한 목적의식이 있어야 된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제가 그동안 관찰한 정치인에게서는 그런 목적의식을 발견하는 것이 쉽지 않았어요. 세상은 정말 계속 바뀌고 나빠지고 안 좋아지고 계속 뭔가를 해달라는 사람들은 너무 많잖아요. 사실 국회 앞만 가도 천막 치고 그것이 어떤 좌쪽이든 우쪽이든 무언가를 요구하고 변화를 요구하는 시민들의 열망이나 조직된 힘이 있는데 사실 정치가 그거에 전혀 응답하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고 저는 제가 속해 있는 정당도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저는 정치인이라면 그것이 아주 사소한 문제더라도 어떤 장면을 바꿔내고 싶다는 그 분명한 열정과 의지가 있어야 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그러한 의미에서 시민들과 감응할 수 있는 정치 그리고 응답할 수 있는 정치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
Q. 사실 기후 문제는 모두가 심각한 것을 알고 있지만 아무도 나서려고 하지 않는 문제 중에 하나잖아요.
A. 그렇기 때문에 기후문제만큼 정치적이어야 되는 게 없다고 봐요. 그러니까 이것이 왜 우리의 삶의 문제와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냐를 확인해줄 수 있는 건 과학도 아니고 문학도 아닌 결국 정치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제가 요즘에 강하게 주장하는 이야기 중의 하나가 기후문제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이 정치에도 관심을 가져야만 한다는 것이에요. 그러니까 나의 관심사 중 우선순위에 기후 문제나 환경이 포함되어 있는 시민이라면 그것을 정치로까지 연계할 수 있어야 한다는 거죠. 사실 지금 녹색 정치를 하기 위해 모인 사람들은 소명으로의 정치를 하고 있다고 표현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전 세계에 있는 녹색당 분들 역시 40 - 50년 전부터 기후 문제를 정치의 영역으로 가져오기 위해서 정말 많은 노력을 기울였거든요. 저 역시 그 분들의 후배로서 그 미션에 우리의 열정과 노력을 쏟아내고 싶어요.
Q. 자연스럽게 반전 이야기로 넘어가볼께요. 반전에 지원하시게 된 계기 지금 말씀 소명으로서의정치와 연결되어 있을까요?
A. 반전에 참여하기까지 사실 고민이 많았어요. 저는 이와 같은 교육 프로그램은 정당 안에서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하는 편이거든요. 정당 안에서 자신들이 가진 강령과 목표와 지향에 맞는 정치인을 양성하고 그 리더십을 키워 나가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런데 정당에서 그것을 하지 못하고 할 역량이 없으니 이렇게 밖에 생겨나는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어서 조금은 착잡한 마음이 있었어요. 하지만 역설적으로 제가 반전에 참여하기로 한 가장 큰 이유는 현실 정치를 경험한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있다는 것이었어요. 실제로 그 과정을 경험한 사람들이 함께 모여 고민을 나누고 해결 방안을 이야기할 수 있다는 것이 저에게는 무척 매력적으로 다가왔어요. 이것은 반전이 가진 결정적인 장점과도 연결되는데요. 실제로 다양한 정치 베이스를 가진 청년 정치인들이 다양한 사안에 대해서 다양한 각도로 토론하고 논쟁했던 경험은 그동안 생각하지 못한 새로운 관점을 이해할 수 있게 되는 계기가 되었고 마치 세계관과 세계관이 만나는 느낌이 들어서 무척 좋았던 것 같아요. 이 지점은 반전에서도 앞으로 꼭 염두 했으면 좋겠어요.
Q. 반전 1기를 하면서 가장 좋았던 순간이 언제였나요?
A. 저한테 제일 좋았던 건 사실 오리엔테이션였던 것 같아요. 당시 제가 정치를 계속 해야 하나에 대한 회의가 들 정도로 굉장히 지쳐있는 상태였는데 정말 하루 종일 정치에 대해서만 고민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진거에요. 물론 개별 강의도 좋았고 각자의 고민을 나누었던 해커톤도 좋았지만 저는 오리엔테이션에서 받았던 긍정적인 에너지가 반전에 계속 머물게 된 결정적인 이유가 된 것 같아요. 그래서 전 반전 2기에서도 오리엔테이션을 정말 잘 준비해야 할 것 같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그 첫인상이 주는 효과가 굉장히 오래 가는 것 같거든요.
Q. 거꾸로 좀 아쉬웠던 점은 없었나요? 더 개선해야 할 점이라고 할까요?
A. 아쉬웠다기 보다는 그 경험이 다른 프로그램들로 더 확장되지 못한 것은 1기이기 때문에 가질 수 밖에 없는 한계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우리의 이 망해가는 정당 정치, 그러니까 ‘사람들은 정치를 계속 더 하려고 하는데 정당은 왜 계속 나빠져만 가는걸까?’라는 제가 천착한 문제에 대한 해답은 반전 1기 활동을 통해서는 얻지 못한 것 같아요. 저는 이게 지금 반전 1기가 끝나고 2기를 준비하는 반전 팀이나 또 1기를 마친 우리 동기들이 현실에서 정치를 하면서 계속해서 풀어나가야 할 숙제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Q. 마지막으로 한국 정치에서 이 점은 좀 바뀌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시는 희망사항 하나만 말씀해주신다면?
A. 저는 진짜 말을 함부로 하는 정치, 이것은 좀 바뀌었으면 좋겠어요. 그러니까 상대가 누구건 간에 정말 너무 함부로 말하는 것 같아요. 정치를 하면서 말을 함부로 한다는 것은 정치라는 인간에게 가장 중요한 활동을 함부로 쓰는 것과 같은 행위라고 생각하거든요. 정치는 어떠한 인간 활동보다 공적인 가치를 우선해야 하는 영역인데 다들 너무 이것을 존중하지 않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양당의 정치인들이 서로 그러고 있기 때문에 정치에 영향을 받는 많은 시민들이 늘 좌절하고 피곤해하고 보기 싫어하는 그래서 혐오까지 하게 되는 상황에 이르렀다고 보고 있거든요. 진짜 이렇게 정치를 함부로 쓰는 정치인들의 태도가 저를 가장 힘들게 하고 그 부분 때문에 많이 지치기도 하지만 또 그것을 변화시키기 위해서 정치를 더 열심히 제대로 하고 싶은 이런 마음도 동시에 가지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