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웅 | 남성과 함께하는 페미니즘 공동운영위원장
Interview
Q. 우선 간단하게 자기소개를 해주신다면?
A. 저는 지난 지방선거 때 무소속으로 이제 은평구에서 은평구의원 후보로 출마를 했었고 지금은 더불어민주당에서 정치 활동을 하고 있는 반전 1기 졸업생 김연웅이라고 합니다.
Q. 정치에 관심을 가지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으실까요?
A. 어린 시절에 어려운 환경 속에서 어떻게 보면 악착같이 버티면서 살았는데 어머니가 갑작스럽게 돌아가시게 되었어요. 지금 생각해 보면 의료 사고 같은 케이스였는데 당시에 제대로 설명받지 못했고 그 이후에 집안에서 어린 나이에 가장의 역할을 하게 되면서 일찍 사회에 눈을 뜨게 된 것 같아요. 저는 우리 사회가 개인을 너무 짓누르고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제가 그것을 직접 겪은 당사자이고요. 우리나라가 선진국이 되었다고 이야기하지만 그 결과에는 수많은 개인들의 희생이 있었던 것이거든요. 이제는 지속 가능하게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는 그런 사회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정치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Q. 정치를 시작하고 가장 먼저 관심을 가진 분야가 무엇인가요?
A. 저는 개인적 경험이 사회적 경험으로 확대된 케이스이기 때문에 심리적인 트라우마에 관심이 많았어요. 정확하게 설명 받지 못했다는 그 경험이 제 유년기에 너무 많은 영향을 주었거든요. 그 문제를 제가 좀 직접 나서서 해결해 보고 싶었어요. 심리학과를 진학한 것도 그와 같은 이유에서 였고 그 이후 관련된 사업을 운영했던 것도 그 연장선 상에 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Q. 일종의 사회적 각성이 생긴 사건이군요. 그런데 실행력과 추진력이 굉장히 강하신 것 같아요.
A. 성격 탓도 있는 것 같고요. 제가 얼마 전에 갤럽에서 만든 강점 테스트를 받아봤는데 가장 상위의 강점이 ‘액션’으로 나오더라구요. 사실 그리고 ‘죽음’이라는 것은 시간이 기다려주는 것이 아니잖아요. 죽음을 앞두고 있는 사람들을 위해 내가 지금 당장 무엇을 할 수 있을까를 생각하다 보면 마음이 좀급해지는 것 같아요.
Q. 그런 가운데 반전에 들어오게 되신 건데 그 계기는 어떻게 되나요?
A. 사실 처음엔 좀 반전에 대해서 긴가민가했어요. 왜냐하면 이전에도 제가 그런 정치학교를 들어본 경험이 몇 번 있었는데 그다지 큰 인상을 받지는 못했거든요. 그러다 반전을 알게 되고 운영위원분들에 대해서 좀 찾아보게 되었는데 꽤 매력적이더라고요. 특히 김성식 의원에 대한 자료조사를 하면서 그분이 그동안 해온 의정 활동에 깊은 감화를 받게 되었어요. 그리고 그 분에게서 공적인 모습을 발견했기 때문에 지금까지의 정치학교와는 좀 다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여기에 하나만 더 지원하게 된 동기를 추가하자면, 제가 어릴 적부터 독고다이로 활동했기 때문에 지금까지 특별한 동료가 없었어요. 그런데 더불어민주당 전 비대위원장 박지현님이나 함께 활동했던 이진심님 만나고 팀박지현 활동을 하면서 동료의 중요성을 깨닫게 됐거든요. 그래서 같은 목표를 가지고 있는 더 많은 동료를 만나보고 싶었어요.
Q. 반전의 활동 중에서 가장 좋았던 순간 하나만 꼽아주실 수 있을까요?
A. 기억으로 치면 아직 우리가 친하지 않고 어색했을 때 초창기에 함께 했던 시간들이 많이 기억나요. 그때는 딱히 동료들과 할 말이 없으니까 수업과 토론 내용에 엄청나게 집중했던 기억이 있고 그래서 당시 했던 토론들은 지금도 큰 인상으로 남아있어요. 그리고 활동에서는 단연 밤샘 해커톤 했던 시간이가장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어요. 그동안 정치를 하면서 힘들었던 이야기를 서로 나눴었는데 사람들이 많이 울었거든요. 저도 들으면서 눈물이 나더라고요. 사실 사람들이 왜 굳이 정치인이 되려고 하는지 잘 이해해주지 않잖아요. 그래서 겪은 서러움들이 있는데 다들 힘든 내색을 안 하다가 해커톤 자리에서 그게 다 터져 나왔던 것 같아요. 그때의 기억은 이후에도 꽤 많이 났던 것 같아요. 그리고 수업 중에는 전 DMZ 새생명동산 이사장님 수업이 참 좋았어요. 진짜 어른 같은 분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우리가 아는 신념인 ‘도’와 그것을 이루는 방법인 ‘술’을 나누어서 말씀하셨는데 굉장히 설득력이 있다는 생각을 했어요.
Q. 앞으로의 2기 운영에 참고가 될 만한 조언을 해주실 수 있을까요?
A. ‘도’와 ‘술’의 관점에서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청년 정치가 그동안 많은 실험을 했지만 대부분 실패를 했잖아요. 이 실패의 연원을 따지고 올라가도 보면 민주화 이후의 모든 시도라고까지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도’가 있는 사람들은 ‘술’이 부족해서 정치권에 들어가지 못하고 ‘도’ 없이 ‘술’만 있는 사람들은 정치권에 들어가서 정치를 망치고 그것의 무한 반복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결국 ‘도’와 ‘술’의 밸런스가 중요한데 2기에게는 그 지점을 좀더 강조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1기도 할 일이 있는데 그건 지금의 정치 시스템 속에서 살아남아 반전의 이야기를 전달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라 생각해요. 그렇게 서로가 서로를 끌어당기면서 10-11기까지 간다면 새로운 정치가 이미 구현되어 있을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Q. 혹시 대한민국 정치인 중에 롤모델로 생각하는 정치인이 있으세요?
A. 제가 어릴 적에 노무현 대통령을 직접 만났던 기억이 있어요. 노무현 대통령이 저희 아버지의 학교 선배였는데 무슨 일이었는지 기억은 확실히 안 나지만 청와대에 한 번 간 적이 있어요. 전 그전까지는 대통령은 세상 모든 일을 할 수 있는 권력자라고 생각했었는데 막상 만났을 때는 배려심 많은 좋은 할아버지였어요. 그때는 정말 어린 나이였는데도 그분에 대해서 막 찾아봤던 기억이 나요. 모든 것을 이해하지는 못했지만 권력이라는 게 선한 기능도 있다는 걸 그때 처음 알게 되었던 것 같아요. 그 분을 만나고 제 꿈이 대통령으로 바뀌었거든요. 시간이 지나면서 그때의 기억은 다 잊혀졌지만 요즘 들어서 세상이 흉흉하니 그때 생각이 다시 좀 나는 것 같아요.
Q. 마지막으로 우리나라 정치 문화 중에 이건 좀 고쳤으면 하는 것이 있으면 말씀해 주세요.
A. 저는 줄서기 문화를 제일 먼저 꼽고 싶어요. 정치권에 들어가면 여기 저기에 줄을 선 상태로 이제 나한테 순번이 돌아오겠지하면서 믿고 계신 분들이 정말 많아요. 이건 청년들도 마찬가지예요. 정당의 문화가 왜 바뀌지 않냐면 바로 이 줄서기 문화 때문이에요. 기존 질서에 새로운 혁신이 일어날 수가 없는 구조예요. 저는 줄을 서지도 못하고 줄 밖에 있었던 사람이어서 더 잘 보였을 수도 있지만 사실 이건 정치에 관심이 없더라도 너무 잘 보이는 현상이잖아요. 지금의 정당 문화는 정당 내의 청년들을 자꾸 과소평가하려고 노력하다고 생각해요. 그 목적은 바로 줄 세우기를 하게 하려는 것이고 줄 세우기의 목적은 기존 질서의 수호거든요. 우리가 이런 정당 문화를 잘 파악하고 서로가 서로에게 용기를 북돋아 주고 과감하게 야망을 가지고 새로운 정치문화를 만들어 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